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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1년…'1조원 효과' 넷플 살리고, K콘텐트 알렸다 중앙일보 김정연 기자 - 지난해 9월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2022.09.15

'오징어게임' 1…'1조원 효과' 넷플 살리고, K콘텐트 알렸다 


중앙일보 김정연 기자 - 지난해 9월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456명의 참가자가 똑같은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456억이 걸린 게임에 목숨을 걸고 참가하는 이야기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 총 6개의 게임을 거치면서 참가자 456명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1명이 승자가 된다. ‘오징어 게임’은 돈이 없어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돈을 보고 게임을 시작했다가, 점차 생존 게임이 되어가면서 인간 본성이 드러나는 모습을 그렸다. ‘내가 살려면 옆 사람을 죽여야 하는’ 게임을 통해 자본주의, 극한 경쟁 사회에 대한 은유와 풍자를 담았다.  

글로벌 환호, 넷플릭스 시청시간 1위
‘오징어 게임’은 지난 1년간 평단의 호평과 대중의 관심을 동시에 받으며, 폭발적인 글로벌 인기를 누렸다. 게임을 묘사하는 방식과 화면에 숨겨진 디테일, 배우진의 열연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작품에 대한 분석과 환호가 잇따랐다. 시청 집계 정보가 없던 넷플릭스도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 맞춰 집계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오징어 게임’은 공개 첫 주 넷플릭스 시청시간 집계에서 6만 시간을 넘기며 비영어권 TV 시리즈 중 압도적 1위로 출발해, 9주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연이어 공개된 ‘지옥’에 1위를 내준 뒤에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총 19주 동안 톱10에 머무르는 기록을 썼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오징어 게임' 공개 직후 맞은 할로윈은 '오겜이 지배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전 세계 곳곳에서 분홍색 옷과 초록색 트레이닝복, '영희' 인형 복장 등을 따라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K콘텐트 붐 불붙인 '오겜'… 
LA는 '오징어게임의 날' 만들어 기념 공개 후 28일간 ‘오징어 게임’의 합산 시청시간은 16억 5045만 시간, 날짜로 환산하면 6876만 8750일, 햇수로 따지면 18만 8407년이 넘는다. 2위‧3위인 '종이의 집' 시즌4(7억 9223만 시간), 시즌5(6억 1901만 시간)를 합친 시간(14억 1124만 시간)보다 많고, 영어권 TV시리즈 1위인 '기묘한 이야기' 시즌4(13억 5209만 시간) 보다도 많다. '오징어 게임'은 K 콘텐트 열풍의 문을 연 작품이 됐다. 이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넷플릭스 시리즈는 물론 '연모' '그해 우리는' 등 국내 지상파 드라마, 가장 최근엔 케이블 채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잘 만든 한국 드라마는 국경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에서 즐기는 풍경이 자연스러워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는 최근 '오징어 게임' 공개일인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로 정하기까지 했다.  

'팀 오징어 게임' 스타덤, 30개 넘는 트로피  
‘오징어 게임’ 출연진도 일약 글로벌 스타덤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 팀’은 미국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함께 출연하고, 이정재는 CBS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에도 출연하며 말 한마디가 모두 기사가 되는 글로벌 스타가 됐다. SNS 계정이 없던 이정재가 새로 만든 인스타그램 계정은 13일 현재 팔로워가 500만명에 육박한다. '오징어 게임'이 데뷔작이었던 모델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 이후 동양인 최초로 미국 보그지 표지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은 1년간 각종 시상식도 휩쓸었다. 지난해 11월 18일 음악감독 정재일이 제 12회 '할리우드 뮤직 인 미디어 어워즈'에서 한국인 최초로 상을 탄 것을 시작으로, 30개가 넘는 상을 받았다. 그 중에는 백상예술대상(대상·연출상·예술상), 디렉터즈컷 어워즈(올해의 감독상·각본상·여자배우상), 청룡시리즈어워즈(남우주연상·신인여우상) 등 국내 상도 많지만, 그간 한국 작품이 상을 받은 적이 없는 글로벌 시상식에도 '오징어 게임'이 자리했다. 고섬어워즈 장편 시리즈상으로 시동을 건 '오징어 게임'은 올해 1월 제 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오일남 역의 오영수(78)가 한국인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축배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연이어 2월 제 28회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여자 배우상에 정호연, 남자 배우상에 이정재가 호명되고 스턴트 앙상블상까지 수상해, '오징어 게임'이 총 3관왕을 차지했다. 3월 열린 제 27회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는 이정재가 드라마 남우주연상, '오징어 게임'이 외국어 시리즈상을 받았다. 지난 8월 할리우드 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작품상 격인 '최우수 국제 시리즈'상과 드라마 남우주연상(이정재)으로 트로피 2개를 추가했다. 이번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총 6개의 트로피를 더하면서, '오징어 게임'이 받은 트로피는 40개에 육박한다.  

넷플릭스 구한 '오겜'… 시즌2 준비 중 
'오징어 게임'은 실적 부진으로 말라가던 넷플릭스를 살린 생명수이기도 했다. 245억원을 투자해 1조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낸 것으로 알려진 '오징어 게임' 자체 수익에 더해, 구독자 감소 등으로 고전하던 넷플릭스의 주가도 반등시켰다.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영상에서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올 정도로 '오징어 게임'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황동혁 감독은 12일(현지시간) 에미상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CEO 테드 서랜도스의 이름을 부르며 친근하게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황 감독은 2024년 공개를 목표로 시즌2를 준비 중이다. 에미상 시상식이 끝난 뒤 그는 "현재 6번째 에피소드까지 썼고, 절반 정도 왔다"고 진행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