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0
‘기업금융 전문가’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수익모델 재편 선봉
CEO 스코어데일리 김기율 기자 -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철수에 대한 우려를 걷어내고 기업금융 중심 비즈니스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는 첫 여성 민간은행장이자 기업금융 전문가인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의 리더십이 밑바탕 됐다.
1964년생인 유 행장은 이화여대 영어교육과 학사 졸업 후 서강대 MBA,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1987년 씨티은행에 입행 후 서울지점 기업심사부 애널리스트, 기업심사부 부장, 다국적기업금융부 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유 행장은 2014년 JP모건체이스 서울지점 기업금융총괄책임자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가, 이듬해 한국씨티은행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으로 복귀했다. 30년 이상을 기업금융 관련 부서에 몸담은 ‘기업금융 전문가’다. 유 행장은 2020년 박진회 전 행장이 조기 사임하면서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이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단독 추천으로 은행장에 최종 선임되며 국내 민간은행 중 최초의 여성 은행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유 행장 취임 다음해인 2021년 4월 모회사인 미국 씨티그룹은 변화한 글로벌 전략을 발표한다.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 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맞춰 유 행장은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 작업에 곧바로 착수했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로 인해 한국씨티은행의 수익성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한국씨티은행은 2021년 한 해에만 796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7년 만에 단행된 희망퇴직에 1조1920억원의 비용이 지출된 탓이다. 그러나 유 행장은 기업금융 역량을 강화해 한국씨티은행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우선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 기반을 다졌고,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 서비스도 늘려나갔다. 모기업 씨티그룹이 전 세계 약 160개국에 보유한 기업금융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상반기 누적 177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5.8% 늘어난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소비자금융 철수를 발표하기 전인 2020년 연간 순이익 1875억원과도 맞먹는 수준이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총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9% 증가한 2992억원을 시현했다. 이자수익은 소비자금융 부문의 대출자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 개선 영향으로 7.1% 증가했다. 비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9억원 증가했으며, 채권·외환·파생상품 관련 수익의 증가가 주 요인이다. 2분기 순익은 928억원으로 1년 전 387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유 행장은 최근 사업 철수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기업금융을 강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차기 행장에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임추위는 “유 행장은 임기 동안 수익모델의 전략적 재편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해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를 실행하는 동시에 기업금융에 집중해 역량을 강화했다”라며 “수익모델의 전략적 재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2023년 이후 주요 재무지표가 가시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밝혔다.
이어 “조직문화 활성화와 지속가능 경영 추진, 책임금융 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성과를 냈고, 내부통제를 지속 강화해 최근 은행권에서 빈발하고 있는 사고를 성공적으로 예방해온 점 등도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유 행장은 다음 달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행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그는 연임 임기 동안 한국씨티은행을 씨티그룹 내 톱5 프랜차이즈로 도약시키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출처: https://www.ceoscoredaily.com/page/view/20230915163705044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