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내셔널, 니켈·PBAT·유리
'친환경
소재' 진출
광폭
행보
뉴스1 김종윤 기자 - LX인터내셔널이 니켈·PBAT(생분해성 플라스틱)·유리소재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국내 2위 유리업체인 '한글라스' 브랜드의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한데 이어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는 니켈 광산 인수도 올해 안에 매듭을 짓는다. 친환경 정책과 맞물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재를 품고 종합상사 특유의 트레이딩(중개무역) 능력을 더해 실적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LX인터내셔널은 한국유리공업의 지분 100%를 592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한국유리공업은 국내 유리 시장 점유율 2위 업체로 빌딩과 주택 창에 쓰이는 판유리와 코팅유리를 생산·판매한다. 지난해 매출 3100억원·영업이익 365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본업 상사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한국유리공업 인수를 결정했다. 한국유리공업이 필요한 원자재를 해외에서 공수해 전달하고 최종 유리 제품을 수출할 때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특히 한국유리공업의 친환경 특성을 지닌 코팅유리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 한쪽 면에 은을 코팅한 로이유리는 단열 효과를 높인 에너지 절약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리 산업의 높은 성장 가능성도 인수를 결정한 이유다. 유리는 건설·자동차·IT 등 국가 기간산업에 필요한 필수 소재다. 새로운 정부의 약속대로 주택 공급과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한다면 유리 수요는 크게 늘어날 수 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기존 자원 사업의 손익 변동성을 보완하는 안정적 수익 기반을 추가 확보했다"며 "다양한 친환경 소재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LX인터내셔널이 진출을 결정한 소재 사업은 친환경 분야와 맞물린다.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따라 관련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360억원 투자를 결정한 신소재 PBAT(Polybutylene Adipate Terephthalate) 역시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LX인터내셔널·SKC·대상은 합작사를 세웠고 2023년 제품 상업화를 목표로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인수도 마찬가지다. 니켈은 이차전지의 4대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의 주원료다.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니켈 수요 폭증은 당연한 수순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30년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2867GWh(기가와트시)로 올해 376GWh의 7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X인터내셔널의 사업 다변화는 성과를 내고 있다. 에너지·팜 사업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94% 늘어난 2조4667억원이다. 인도네시아에 운영 중인 석탄 광산과 팜(Palm) 농장 효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수급 불안과 식량 공급 문제로 석탄·팜 가격 등이 상승하고 있다"며 "니켈 광산 개발 등 성장이 미래 가치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