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기 맥도날드 이사
"식재료 품질 최우선…로컬 소싱 확대 계획"
뉴스1 이상학 기자 - 대부분 외식 업종이 코로나19에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햄버거 시장은 매장 수가 늘어나는 등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버거 시장도 2018년 2조8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4조원에 근접한 것으로 추산된다. 1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맘스터치와 롯데리아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물론 여러 국내외 수제버거 브랜드까지 등장한 가운데서도 맥도날드는 굳건히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직영점과 가맹점을 합쳐 전체 매출 1조원(미국회계 기준)을 기록해 국내 시장 진출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맥도날드는 성공 비결을 식재료의 품질에서 찾는다. 첨가물이나 방부제를 넣지 않은 자연에서 깨끗함을 먹고 자란 100% 순 쇠고기 비프 패티를 쓴다는 사실은 '빅맥송'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각인됐다. 닭고기 패티와 토마토의 경우 100% 국내산만 사용하는 등 '로컬 소싱'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튀김류에도 해바라기유를 100% 사용하고 있는데, 그만큼 좋은 재료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맥도날드 식재료 납품 업체로 선정되는 건 '하늘의 별 따기'"
지난달 22일 만난 맥도날드 식재료 공급 총괄을 담당하는 하만기 이사는 "맥도날드는 단순 가격 경쟁을 통해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식자재를 공급받는 구조의 기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재료를 공급받는 농장에 글로벌 우수 농산물 관리 프로그램(GGAP)을 적용해 식품 안전 관리와 근무 직원의 위생 상태까지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글로벌 유통 품질 관리 프로세스와 품질 관리 시스템 등 엄격한 글로벌 및 국내 기준을 적용해 식품 안전과 품질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의 식품 안전 기준은 글로벌 식품 안전 규격인 GFSI 중 여러 개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준으로, 햄버거 빵 품질 기준만 책 한 권 분량이다. 눈에 띄는 건 맥도날드의 유통기한 관리 방식이다. 식재료의 유통기한과 별도로 '2차 유효기한'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한 식재료의 유통기한이 10일이면 자체적으로 70%만 적용해 7일이 지나면 폐기하는 식이다. 하 이사는 "원래 식재료의 유통기한도 짧은데, 매장에서 개봉하고 난 다음 언제까지 쓸 수 있는지를 자체적으로 테스트해서 결정한다"며 "혹시 모를 위험을 보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맛' 프로젝트 등 통해 로컬소싱 확대"
맥도날드는 지난해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전라남도 및 공급 협력사와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산 식재료 수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선보인 '창녕 갈릭 버거'는 한 달간 약 158만개 이상이 판매되는 등 지난해 출시한 한정 판매 버거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끌었다. 당초 예상했던 수급량의 2배에 달하는 42톤의 국내산 마늘을 사용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올해도 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계속될 예정이다. 현재 맥도날드는 국내 다양한 지역 농가에서 연간 국내산 계란 2350만개, 양상추 4504톤, 토마토 1843톤, 양파 959톤, 닭고기 3500톤을 수급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향후 본사 방침 및 계절적 특성 등 이유로 불가능한 일부 식재료를 제외한 모든 식재료의 로컬 소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 이사는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위기 시기일수록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를 선호하고 신뢰한다"며 "궁극적으로는 환경이나 조건이 맞는 선에서 되도록 로컬 소싱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맹점주·협력사·본사 동반 성장…'세 다리 의자 철학'
맥도날드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업계 1위 위치를 지키는 또 하나의 비결은 '세 다리 의자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맥도날드가 1달러를 벌 때 협력사와 가맹점도 함께 1달러를 벌어야 이 시스템이 견고하게 유지된다는 맥도날드만의 경영 철학이다. 이를 통해 맥도날드는 국내 협력사들의 사업 확장 및 고용 확대, 품질 향상을 이끌며 식품산업과 지역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도 나온다. 하 이사는 "햄버거 빵을 공급해주는 빔보QSR코리아를 비롯해 코카콜라, 오뚜기 등은 처음부터 계속 거래를 유지하고 있고, 이밖에 20년 넘게 함께하는 업체들도 많다"며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으로 거래 업체를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