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없다면 협력하라'...IBM,
AWS와 클라우드 동맹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 IBM이 자사 주요 소프트웨어들을 그동안 경쟁 업체로 여겨졌던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서도 제공하기로 했다. AWS를 격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전술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IBM은 AWS와 제휴를 맺고 자사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를 AWS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라 AWS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IBM이 제공하는 자동화, 데이터, 보안, AI 관련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IBM 자회사인 레드햇이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 오픈시프트에서 개발된 역량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회사측에 따르면 AWS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는 IBM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들은 초기에는 IBM API 커넥트(IBM API Connect), IBM DB2, IBM 맥시모 애플리케이션 스위트(IBM Maximo Application Suite), IBM 시큐리티 리쿼타(IBM Security ReaQta), IBM 시큐리티 트러스티어(IBM Security Trusteer) IBM 시큐리티 베리파이(IBM Security Verify), IBM 왓슨 오케스트레이트(IBM Watson Orchestrate) 등이다.
IBM의 톰 로사밀라 소프트웨어 부문 수석 부사장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계속해서 우리 고객들에게 현실이 되고 있다. IBM은 고객이 클라우드나 자체 데이터센터 어디에 있든 유연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로 여기에 맞출 준비와 의지를 갖추고 있다. AWS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우리는 조직들에게 각자 요구와 워크로드에 가장 잘 맞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모델을 선택하고 가장 시급한 비즈니스 문제들을 푸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또 다른 주요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IBM은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에 한참 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로 AWS 등과 경쟁하기 보다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AWS를 적극 활용하는 카드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IBM도 지난 10여년 간 클라우드를 키워 보려고 나름 공을 들였다. 2013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한 호스팅 서비스에 주력하던 소프트레이어를 포함해 여러 업체들을 인수했고 연구개발(R&D)에도 많은 실탄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2019년 340억달러에 인수한 레드햇을 제외하면 클라우드판에서 IBM이 보여줄 수 있는 '거리'는 많지 않다는 평가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특히 그렇다. 레드햇은 퍼블릭 클라우드 보다는 기업 내부에서 쓰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IT전문 미디어 프로토콜은 지난해 전현직 임원과 직원들 10여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기반으로 IBM 클라우드 전략을 둘러싼 시행착오 스토리를 보도했다. 프로토콜은 미래 보다는 현재 고객 요구사항을 중시하는 문화, 판단 착오, 내부 분열 등이 IBM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주류가 되지 못한 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