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AI스타트업' 앤트로픽에 5조원 투자…"AWS 직접 투자 중 최대"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세계 최대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사업 강화를 위해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최대 40억달러(약 5조3680억원)를 투자한다. 앤트로픽은 AI 열풍을 촉발한 생성형 AI '챗GPT' 개발업체인 오픈AI의 경쟁사로 꼽힌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AI 분야에서 성장하는 클라우드 경쟁사와 경쟁하기 위해 앤트로픽에 최대 40억달러의 현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는 아마존이 앤트로픽에 12억5000만달러를 초기 투자하고, 향후 일정에 맞춰 27억5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마존은 이번 투자를 통해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기술을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으로 폭넓게 도입할 예정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엔지니어들이 앤트로픽 AI 모델을 사용하게 된다는 얘기다. 앤트로픽은 이번 계약으로 아마존 클라우딩 컴퓨팅 인프라를 사용하게 된다. 앤트로픽 AI 모델 학습에 기존 업계에서 많이 쓰는 엔비디아 칩 대신 AWS의 자체 AI 칩인 '트레이니엄'과 '인퍼런시아'를 활용하게 된다.
아마존은 이번 투자로 앤트로픽 소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다만 정확한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의 투자액이 40억달러에 달하게 되면 이는 AWS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거래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 옛 트위터)에 다리아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앤트로픽과 협업을 확대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AWS는 이제 앤트로픽의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앤트로픽 팀과 기반 모델에 대해 엄청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심층적인 협력을 통해 단기 및 장기적으로 많은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AI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파트너를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투자는 이미 앤트로픽에 대한 투자를 진행한 구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전 우버 엔지니어이자 기술 평론가인 게르겔리 오로스는 엑스에 "AWS가 앤트로픽의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된 것은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로스는 "이번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AWS가 어떻게 앤트로픽과 협력했느냐가 아니라 GCP가 어떻게 그들(앤트로픽)을 잃었는지가 문제"라며 "구글은 앞서 앤트로픽에 3억달러를 투자했고, 앤트로픽은 GCP를 '선호 클라우드 제공업체'로 사용했어야 한다. 하지만 앤트로픽은 이제 AWS를 기본 클라우드 제공업체로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앤트로픽은 구글과의 계약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지난 2월 구글의 클라우드를 사용한다고 밝혔고, 이후 구글은 앤트로픽에 3억달러를 투자하고 지분 10%를 확보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현재 구글의 맞춤형 칩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