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겸 대표이사, 매일경제 -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중대한 이정표를 맞이하는 해다. 지난 정상회담을 통해 보여준 상징적 파트너십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한층 깊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경기 침체, 공급망, 기후변화 등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불확실에 더해 역내 지정학적 긴장감마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윤 대통령은 양국 간 무역 활성화와 투자 확대, 반도체·첨단기술 등 핵심 분야 협력을 골자로 하는 중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한미동맹은 지난 정상회담 이후 더욱 굳건해졌고, 양국은 전략적 대화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양국의 협력이 지속적으로 발전되고 있는 뜻깊은 시점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특별히 주한 외국 재계의 시각에서 바라본 몇 가지 주요 논점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작년 5월 출범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는 역내 규제환경 형성이라는 의미를 가지며, IPEF의 창설 멤버인 한국은 이를 통해 글로벌 중추국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해 나갈 방침이다. 국가 간 자유로운 데이터 전송은 디지털 무역에 있어 중요한 원동력이 되는바, 향후 IPEF 협상에 있어 특히 '디지털 경제' 분야 핵심 규제기준에 대한 상호 합의 도출 등이 중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관련하여 미국 정부는 동맹국 간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이른바 '프렌드 쇼어링' 전략을 내세웠다. 미 재무부가 최근 발표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세부지침 규정안'은 배터리·소재 업계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다소간 해소되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전기차 공제 혜택은 포함되지 않아 여전한 우려를 남겼다. 관련 후속 논의를 통해 해법을 마련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한미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날로 중요해짐에 따라 암참은 한국이 아태 지역 비즈니스 중심지로 자리매김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최근 암참이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한국은 2년 연속 싱가포르에 이어 지역본부 적합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ESG 분야에의 공헌이 경쟁력 제고에 필수적이라 본다. 청정 에너지와 여성 역량 강화 등 부문에서 성과를 낸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무역을 이끌어갈 리더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한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해 아태 비즈니스 허브로의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는 한미 외투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해다. 한국은 역대 최대 FDI를, 미국은 86억9000만달러의 핵심 기술 투자 성과를 이뤘다. 또 한국의 대미 투자는 270억달러를 넘어서며 그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미동맹과 암참 창립 70주년을 맞는 해에 열리게 될 상징적인 정상회담을 근거리에서 지지하고 소소하나마 힘을 보탤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을 느낀다. 암참은 국내 최대의 글로벌 비즈니스 커뮤니티로 강력하고 공정하며 경쟁력 있는 경제 환경 조성을 위해 한미 양국의 가교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 나갈 것이다. 뜻깊은 해에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이 한 단계 발전된 동맹으로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역사적 회담으로 기록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