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2
삼성SDI, 지프에 배터리 공급...스텔란티스 합작사 ‘가속’
지프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랭글러 4xe’ 모델에 탑재 예정
제품 공급 관련 합작 진행으로
합작사 설립 논의도 탄력받을듯
합작공장 ‘디트로이트’가 유력
헤럴드경제 김성미 기자 - 삼성SDI가 올 하반기 스텔란티스가 선보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 지프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에 따라 최근 양사가 추진하고 있는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글로벌 4위이자 미국 3위 완성차 기업인 스텔란티스가 올 하반기 출시하는 지프의 하이브리드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프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인 ‘2021 랭글러 4xe’로, 수개월 내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미국에 배터리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인 가운데 스텔란티스와 합작사 설립을 위해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프의 첫 PHEV 차량인 랭글러 4xe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이미 제품 관련 ‘맞손’을 잡으면서 양사의 합작사 설립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양사의 합작사는 미국 디트로이트가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스텔란티스는 최근 디트로이트에 지프 제조 공장을 건설하는 등 디트로이트를 미국 생산거점으로 두고 있다. 지프 외에도 피아트 등도 이곳에 자동차 조립 공장을 보유 중이다.
삼성SDI는 디트로이트 인근 지역인 미시간주 오번힐스에 전기차용 배터리팩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즉 기존의 팩 공장을 확대하거나, 인근에 셀 공장을 설립하는 등의 방안으로 합작사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가 디트로이트에 셀 공장을 설립할 경우 셀→모듈→팩으로 이어지는 제조공정이 모두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디트로이트에 둥지를 툰 스텔란티스의 다양한 브랜드에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최근 카를로스 타바레스(Carlos Tavares) 스텔란티스그룹 CEO는 한 디트로이트 지역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전기차 생산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과 전략을 가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및 캐나다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할 파트너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에 업계는 스텔란티스가 미국에서는 디트로이트를 거점으로 전기차 생산 로드맵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했고 전기차 배터리 파트너는 삼성SDI가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달 초 ‘전기차(EV) 데이’를 열고 2025년까지 전기차 분야에 300억유로(약 40조8234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시트로앵, 지프, 닷지, 마세라티, 램, 오펠 등 14개 브랜드 모두 전기차 라인업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유럽 판매의 70% 이상을, 미국 판매의 40% 이상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등과 같은 친환경 차량으로 구성한다는 목표다. 스텔란티스의 현재 유럽과 미국 내 친환경 차량 판매 비중은 각각 14%와 4%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지프를 시작으로 다양한 스텔란티스의 브랜드에 배터리를 납품하기 위해 합작사 설립 논의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디트로이트가 가장 유력한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올 2분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2019년 4분기 이후 6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시 이익 규모가 수십억원에 그치고 곧바로 적자로 돌아선 것을 보면 사실상 첫 흑자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