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외투기업과 R&D 더 확대...아시아 비즈니스 중심지 될 것"
중앙일보 박해리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주최 간담회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비즈니스 중심지, 최소한 아시아에서 인베스트먼트(투자) 허브가 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과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1대 1 대담 형식의 간담회를 가졌다. 안 장관은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라며 “정부는 선제 대응으로 이러한 통상 환경을 기회 삼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한국의 장점으로 통상 네트워크를 꼽았다. 안 장관은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라며 “FTA를 맺지 않은 20개국 이상의 국가들과도 무역과 투자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놨고 40개국도 더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면 전 세계 어느 국가와도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통상 프레임 워크를 만들어 놓았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장점으로 한국의 제조업 기반을 들었다. 안 장관은 “인공지능(AI)이나 첨단 기술들이 발전하고, 이들이 제조업과 어떤 형태의 시너지를 낼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이 폭넓은 산업 기반을 가졌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라며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단지를 육성해 전략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점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한 미국 기업들과의 연결이 중요하다며 암참이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 장관은 “올해 외국투자 기업 전용 연구개발(R&D) 예산을 만들었고 앞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국제 공동 R&D 작업을 적극적으로 하는 등 한국의 산업 역량을 키워 나가기 위한 협력 플랫폼과 민간 파트너십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회장은 안 장관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디지털 분야를 추가할 것을 건의했고, 안 장관은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라며 “AI 등에서 기술 협력을 하고 산업을 키워야 하므로 이를 위한 준비는 돼 있다”고 답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수립에 관한 질문에 안 장관은 “한국은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8월에 장마가 겹쳐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할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라며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자력발전을 함께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한국과 미국은 상호 간 ‘투자 큰손’이다. 지난해 한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327억 달러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유치했는데 그중 미국이 차지한 비중이 가장 컸다. 미국의 FDI에서 한국 기업들의 투자 비중(43%) 역시 가장 크다. 김 회장은 “한미 관계는 어느 때보다 돈독하다”라며 “암참은 한국이 아태지역 전략 요충지로 거듭나길 바란다. 싱가포르·홍콩·상하이와 달리 좋은 인프라, 인재가 있음에도 한국에는 (글로벌 기업의) 지역본부가 적은데, 그만큼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