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암참과 재계 등에 따르면, 암참은 지난 29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초청해 제5회 암참 국내기업환경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미는 첨단산업 육성과 공급망 구축 추진을 위한 최적의 협력 파트너”라며 “양국은 경제 안보 동맹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해질 필요가 있다.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투자특국’으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도 “오는 4월 한미 정상회담은 대한민국이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하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 될 있다”라고 답했다.
암참은 올해 들어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각 부처 수장들과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7일에는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회위원회 위원을 초청해 특별 간담회를 개최했고, 같은달 17일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24일에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예방했다. 이달 8일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특별 간담회, 10일에는 윤관석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등 산자위 소속 의원들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지원법과 관련해 논의했다. 지난 20일에는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특별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암참은 오는 5월에도 박진 장관을 초청하는 특별 강연회를 준비하고 있다. 암참은 지난해에도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창현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창기 국세청장을 초대해 특별 간담회 및 세미나를 개최했다.
◇ 탄탄한 美 네트워크로 매년 ‘도어녹’ 행사... 尹 방미도 기여
국내 경제를 이끄는 정관계, 재계 인사들이 암참을 찾는 것은 암참이 막강한 미국 정관계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암참은 매년 회원사를 중심으로 대표단을 꾸려,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들과 교류할 수 있는 ‘도어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잠시 중단했다가 지난해 재개했다. 대표단은 방미 기간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 국무부, 상무부, 백악관 등 행정부 주요 관계자와의 면담을 포함해 25개 이상의 고위급 인사 회동 일정을 소화한다. 국내 기업들은 도어녹 프로그램을 통해 한미 통상 관계의 의미와 중요성을 미국 측에 설명할 수 있고, 경제적 인센티브의 필요성을 얘기한다.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펼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 기조로 국내 기업의 경영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만큼, 미국과의 연결고리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암참은 제임스 김 회장을 빼놓고 얘기하기가 어렵다. 암참 역사상 한국계 미국인이 회장을 맡은 것은 김 회장이 유일하다. 김 회장은 미국 UCLA 경제학과와 하버드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야후코리아 비즈니스 총괄사장,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한국GM 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 회장은 올해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로도 선임됐다. 자율주행과 전기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미국 시장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현대차그룹이 대미 교섭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당선됐을 때 트럼프 측 인사에 대한 네트워크가 부족해 국내 재계가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때 암참이 많은 도움을 줬다”며 “미국에 한국 기업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미국 기업에는 한국 투자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통상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암참은 다음 달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에도 국내 기업과 미국 정부, 의회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기획하고 있다. 또 올해 6월 도어녹 행사에 참여할 대표단을 조만간 꾸릴 계획이다.